머나먼 옛집 / 정병근
땡볕 속을 천 리쯤 걸어가면
돋보기 초점 같은 마당이 나오고
그 마당을 백 년쯤 걸어가야 당도하는 집
붉은 부적이 문설주에 붙어 있는 집
남자들이 우물가에서 낫을 벼리고
여자들이 불을 때고 밥을 짓는 동안
살구나무 밑 평상엔 햇빛의 송사리 떼
뒷간 똥통 속으로 감꽃이 툭툭 떨어졌다
바지랑대 높이 흰 빨래들 펄럭이고
담 밑에 채송화 맨드라미 함부로 자라
골목길 들어서면 쉽사리 허기가 찾아오는 집
젊은 삼촌들이 병풍처럼 둘러앉아 식사하는 집
지금부터 가면 백 년도 더 걸리는 집
내 걸음으로는 다시 못 가는,
갈 수 없는, 가고 싶은
땡볕 속을 천 리쯤 걸어가면
돋보기 초점 같은 마당이 나오고
그 마당을 백 년쯤 걸어가야 당도하는 집
붉은 부적이 문설주에 붙어 있는 집
남자들이 우물가에서 낫을 벼리고
여자들이 불을 때고 밥을 짓는 동안
살구나무 밑 평상엔 햇빛의 송사리 떼
뒷간 똥통 속으로 감꽃이 툭툭 떨어졌다
바지랑대 높이 흰 빨래들 펄럭이고
담 밑에 채송화 맨드라미 함부로 자라
골목길 들어서면 쉽사리 허기가 찾아오는 집
젊은 삼촌들이 병풍처럼 둘러앉아 식사하는 집
지금부터 가면 백 년도 더 걸리는 집
내 걸음으로는 다시 못 가는,
갈 수 없는, 가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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