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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꼴림에 대하여/함순례

by 광적 2008. 5. 19.

  꼴림에 대하여 / 함순례


개구리 울음소리 와글와글 칠흑 어둠을 끌고 간다

한 번 하고 싶어 저리 야단들인데

푸른 들녘마다 점점이 붉은 등불 켜진다


내가 꼴린다는 말을 할 때마다

사내들은 가시내가 참.… 혀를 찬다

꼴림은 떨림이고 싹이 튼다는 것

무언가 하고 싶어진다는 것

마음 속 냉기 풀어내면서

빈 하늘에 기러기를 날려보내는 일


물오른 아카시아 꽃잎들

붉은 달빛 안으로 가득 들어앉는다


꼴린다,


화르르 풍요로워지는 초여름밤



시집 <뜨거운 발> 2006. 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