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밭/詩

은행나무

by 광적 2008. 6. 18.
 

 은행나무 / 김춘기   


식목일 아침,

덕양중학교 교정엔 허리 굵은 나무

팔 길게 내밀어

맨 가지마다 초록별 달고있다


살구나무 목련, 벚나무 라일락

덩달아 색전등

여기저기 내어건다

학교와 사십여년 함께 한 저 나무


여름이면 푸르른 손 모두 꺼내 흔들면서

참 씩씩하다고 칭찬해 주는 나무

그늘 넓게 펴서

산들바람으로 이마의 땀을 닦아주는

마을에서 가장 큰 나무

가을이면 노란 색종이에 싼 선물

운동장에 수북이 내려놓아 제자들에게

모범학생상, 교과우수상,

선행상을 듬뿍듬뿍 준다


저 은행나무는

영원한 교장선생님


눈 내리는 겨울, 하얀 머리 날리며

늘 그 자리에서 학교를 지키는

'나의 글밭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퍼/김춘기  (0) 2008.07.09
화전동* 529번지/김춘기  (0) 2008.06.18
저녁 식탁  (0) 2008.06.04
백목련과 수제비  (0) 2008.05.20
사월은 선거유세 중  (0)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