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시장 / 이숙경
하루치 삶을 펴서 전대에 두른 새벽
손마디 굵은 아낙네 셈은 더디어도
칼질에
뱃가죽 얇아진
도마는 신명이 난다
잠이 덜 깬 우럭과 광어 살점이 썰리고
자지러진 장어가 창백하게 드러누워
주이소
사투리에 질려
긴 기억을 잊는다
파도가 환청처럼 들려오면 등을 세워
지느러미 흔들어대 감칠맛 더 나는
열 마리
떨이 전어로
파장이 되는 새터
트럭을 몰고 온 사내 얼굴에 동이 튼다
배 밑바닥 스크류에 한 팔을 잃었어도
바다를
어림셈하며
수평선을 키질한다
*새터시장: 새벽에 장이 서는 통영의 시장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수주위보 / 정석준 (0) | 2008.07.24 |
---|---|
시월 / 박기섭 (0) | 2008.07.24 |
가을밤 랩소디/배인숙 (0) | 2008.07.24 |
풍랑주의보.1/강상돈 (0) | 2008.07.20 |
겨울, 연포에서 / 황성진 (0) | 2008.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