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눈물 펑펑 쏟다
김춘기
비에 씻긴 종다리울음 빨랫줄에 걸려 있네
구름 가끔 오가는 들녘
고요만 모여 하품하고
제비꽃, 애기똥풀꽃 길가에 모여 웃고 있네
아버지 발길 따라 쌀강아지 뛰던 고샅
어머니 산소 위엔 구름 몇 점 오고가고
하오엔 조팝나무가 눈물 펑펑 쏟아내네
은골, 자작골고개 늙은 바위 앉아있네
오동나무 우두커니
마을 입구 지키는 한낮
비암천 물굽이 위엔 산그늘만 쉬었다 가네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우고리 소재 두메 마을, 북쪽의 노고산과 함께 삼면이 고개를 둘러싸여 세우개(三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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