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현, 봄날
김춘기
사월의 혈맥 따라
참침, 시침 꽂힙니다
들녘으로 산모롱이로
온종일 피가 돌아
다랑이 논배미마다 봄이 찰랑입니다
살여울 몸을 풀며 굽이도는 비암천
쉬리 지느러미가
발가락 간질이자
빨래터 버들가지가 몸 재게 흔듭니다
아버지 발걸음 새벽부터 바쁘십니다
마을 아래 수작골 논
소식 궁금하신 겁니다
경운기 소리에 실려 나도 따라갑니다
뒤란엔 팔순 어머니 장을 담그십니다
아내의 맑은 눈빛
질항아리에 잠기고
몸 씻은 붉은 고추는 참숯 곁에 눕습니다
이팝나무 삼형제 꽃 공장 차렸습니다
구름도 꽃이 되어 산 위에 걸린 한낮
삽살개 꼬리 흔들어
비발디 사계 지휘합니다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우고리 소재 마을, 남쪽을 빼고 고개 셋이 둘러싸고 있어 세우개(三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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