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발전소/김춘기
옥상 위 접시안테나 봄의 질량 재는 한낮
아이들 샛별 눈빛이 총각선생님 호각소리에 백 미터 결승선을 향한다. 노루구름 발자국 쫓던 휘파람새 노래 아그배나무에 앉아있다. 음악실 합창소리 창문 넘어와 줄장미 교대로 흔들자, 오층 무용실에서 발진한 종이비행기 편대 허공의 어깨 타고 내려와 꼭지 열린 수돗가를 맴돈다. 점심시간 국기봉으로 오르는 여학생들 웃음소리, 옥상에서 일제히 활강하는 바람의 춤사위가 줄을 연속 바꾸며 운동장 위를 날아다닌다.
교정은 웃음 발전소, 하늘도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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