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섬기는 쥐
-2013 학교 공개의 날 인사말씀
양주백석중학교 학부모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학교를 방문해 주셨습니다. 늘 학교교육과정운영에 힘을 주시고, 지원해주시는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위한 수업공개와 우리학교 교육실적 설명회, 그리고 경기도의회 최창희 교육위원의 의정설명회가 있는 날입니다.
오랜만에 학부모님 앞에 섰습니다. 오늘은 학부모님께‘어미를 섬기는 쥐’라는 제목으로‘효도’에 대하여 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30년 전쯤, 부모님을 무던히 속 썩이던 시골의 사춘기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어느 날 뒤란 곁 곡간의 작은 구멍에서 생쥐 한 마리가 머리를 내미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생쥐는 고개를 돌리며 두리번거리며 다니더니, 근처에 곡식알갱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생쥐는 그것을 얼른 주워 먹지 않고 쥐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어미 쥐를 데리고 다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어미 쥐는 새끼생쥐의 뒤에 바짝 붙어 다니며, 곡식을 다 주워 먹었습니다.
어미 쥐가 새끼를 따라 쥐구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장면을 묵묵히 응시하던 소녀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소녀는 어미 쥐가 시각장애를 가진 쥐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소녀는 그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그날따라 평소와 다르게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였습니다. 또한 부모님을 위하여 저녁밥까지 해놓았습니다.
일터에서 지친 몸으로 돌아온 부모님은 골칫덩어리 딸내미의 뜻밖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소녀는 그 날 이후로 딴 사람이 되었습니다.
까마귀는 자라고 나면, 늙은 부모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준다 하여 반포조(反哺鳥)라 부릅니다. 이렇게 짐승들도 본능적으로 어버이를 위할 줄 압니다.
학부모님 여러분! 자녀들이 조금 잘못할지언정 엄청 예쁘시죠?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께 사랑을 듬뿍 받기만 하지, 효도라는 것을 잘 모르고 자란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부모님들께서 효도에 대하여 가르치셔야 합니다. 자식사랑은 본능이지만, 부모님에 대한 효도는 본능이 아닙니다.
존경하는 학부모님 여러분! 우리 자녀들에게 공부에 앞서 효도와 인성교육을 하셔야 됩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는 담백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학교도 인성교육을 위하여 가정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시카고대학교 조벽 교수는 ‘인성이 실력’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알찬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3. 6. 13(목) 양주백석중학교장 김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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