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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詩

사춘기라면

by 광적 2013. 9. 17.

사춘기라면

 

김춘기

 

   

고춧가루 푼 라면이 가슴 속에서 끓는다.

뇌성 뿜던 우박이 교차로 아스팔트 위에서 돌연,

브레이크댄스를 추는 오월 아침

생라면 머리 빠글빠글

2 딸내미로부터 벼락을 맞은 엄마의 마음 속에서.

 

시험기간 중에도

밤잠 없이 옥탑방에서 입술 붉은 장미가 되어

언니 정장 마이크로 미니스커트 차려입고,

브아걸 시건방춤 속으로 빠져드는 초현실주의 괴물.

 

연휴, 오늘은

해종일 잠의 이불을 덮고 있다

먹다 남은 왕뚜껑 사발면이 식탁 아래 줄줄이 퍼진 것처럼

침대 한켠에 누워

세상 아픔이 다 제 것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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