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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詩

동지

by 광적 2012. 12. 21.

동지 / 김춘기

 

 

 

구름 겨드랑이 속으로

먹다 남은 풀빵 같은 해가 얼굴을 감추자

막걸리 거나한 눈발이 저마다 상모를 돌리네

 

허리까지 내려오는 여우 목도리

그 아래 핫팬츠 기린 다리에

얼룩무늬 레깅스 아가씨

소가죽 롱부츠 통통통

크리스마스 캐럴이 눈부시게 깔리는

백화점 전시장 앞 횡단보도를 찍네

 

토끼 꼬리 반쯤 되는 햇살이라도

그저 아쉬운 동지섣달

밤새워 식구들 빤스, 나이롱 양말 꿰매시던 어머니

지금은 은하수 개울가에서

뭘 하고 계시는가요

 

당신의 마디 부은 손가락이 빚은

단팥죽 새알 온기가

여섯 피붙이 입안에서 오물오물

돌집 아랫목, 등잔불 아래 화롯불에 둘러앉아

아버지 옛이야기에 귀 모으던 하얀 밤이

베란다 창에 모자이크처럼 박혀있네

 

동지

 

구룸 ㅈ.껭이(.깡이) 소곱으로 먹단 남은 풀떡 ㄱ.ㅌ은 해가 양지를 곱지난 막걸리 거나ㅎ.ㄴ 눈발이 이녁마다 상모를 ㄷ.렴ㅅ저

 

허리ㄲ.지 ㄴ.려오는 여우목도리 그 알 핫팬츠 기린다리에 얼룩무니 레깅스 비바리 쉐가죽 롱부츠 통통통 크리스마스 캐럴이 눈ㅈ.곱게 ㄲ.ㄹ리는 백화점 전시장 앞 횡단보도를 찍네

 

튀께(퉤껭이) 반착쯤 뒈는 햇살이라도 그자 아스로운 동지섣달 밤새낭 식솔덜 빤스, 나이롱 양말 줍단 어멍 안적은 은하수 고량내에서 무신거 ㅎ.멍 이신고마씀

 

이녁 ㅁ.작 붓은 손가락이 빚은 단ㅍ.ㅌ죽 생이알(생이ㄷ.새기) ..섯 피붙이 입소곱에서 오몰오몰 돌칩 아랫목, 등피불 아래 화릿불 둘러앚안 아방 엿날이왁에 귀 모으던 헤양ㅎ.ㄴ 밤이 베란다 창에 모자이크추룩 박안싯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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