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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산문

주례사(승훈 아들 학수)

by 광적 2017. 11. 14.


2017 신년음악회 팸플릿.hwp

주례사(승훈 아들 학수).hwp

주례사(승훈 아들 학수)-웨스턴 베니비스

 

온 세상이 함박눈으로 은빛축제를 펼치는 계절입니다. 금년은 420년 전 정유재란이 있었던 해입니다. 정치적으로 엄청 큰일을 겪은 한 해였지만, 세월은 강물처럼 끝없이 흘러 금년도 마지막 달력 한 장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오늘 경사의 주인공 신랑 이학수 군과 신부 김지혜 양이 드디어 가정을 이룹니다. 두 젊은이의 결혼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두 젊은이를 훌륭하게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향각지에서 바쁘신 중에도 이 자리에 참석하신 귀빈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신랑 이학수 군의 아버지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입니다. 신랑 학수 군을 듬직한 청년으로 키워 아름다운 며느리를 맞이하는 친구, 이승훈 부부가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경사의 주인공 신랑 이학수 군과 신부 김지혜 양은 화롯불처럼 따뜻한 사랑을 키워 멋진 가정을 만드는 국보급 부부입니다. 결혼이란 하늘에서 맺어준 인연이 땅에서 완성되어지는 것입니다.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흑백사진 무성영화에서 출발하여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로, 그리고 오늘날의 3D 입체영화로 발전한 것이죠. 그러나 결혼은 그 반대입니다. 결혼은 거꾸로 3D 입체영화로 출발하여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를 거쳐 마지막엔 찰리 채플린 시대의 소리 없는 흑백영화로 페이드아웃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청춘, 젊음의 현란한 빛깔은 아쉽게도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없는 한편의 영화입니다. 오늘 뜻 깊은 자리의 주례로서 사랑의 나무를 심는 두 젊은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세 가지를 당부하겠습니다.

첫째, 신랑 신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합니다. 우리는 한평생 인생길에서 수많은 선택을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바로 배우자의 선택입니다. 내가 선택한 배우자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다하며, 사랑하는 배우자에 대하여 늘 감사의 마음을 가지십시오. 서로 신뢰하고, 아끼는 부부, 하루라도 떨어져서는 견딜 수 없는 부부가 되시기 바랍니다.

둘째, 오늘의 주인공들은 참고 견디는 인내의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살다보면 화창한 날만이 아니라, 궂은 날도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폭풍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합니다. 빨간 사과가 달콤한 것은 여름 내내 뜨거운 햇살의 인고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날씨가 계속 맑기만 하면, 이 세상은 사막이 될 뿐입니다. 주례로서 부탁하건대, 아무리 위기가 닥쳐도 이 세상 끝까지 항상 함께하는 부부가 되시기 바랍니다.

셋째, 사랑입니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세상의 축복을 다 받으며 이 자리에 선 신랑과 신부는 평생 오늘 이 순간을 기억하십시오.

‘여보! 당신이 최고야, 당신이 있어서 행복해요, 당신은 마음이 부처님 같아, 아니 내가 평생 기대어야할 언덕이야, 당신은 안젤리나 졸리보다 더 우아하고 아름답다니까.’등 사랑의 말을 서로 주고받을 때, 그 가정은 사랑의 꽃밭이 됩니다.

신랑 이학수 군! 매일 신부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네. 그리고 신부 김지혜 양! 매일 신랑에게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듬직한 내 언덕이지요.’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네.

사랑하는 데는 이유가 없습니다. 닭살부부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이요, 태어날 자식에게는 살아있는 교육인 것입니다. 가정 안에서의 사랑이 가득할 때, 나라에도 평화가 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가정에서 사랑의 촛불을 밝힐 때, 전쟁조차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상대의 장점을 키워주십시오.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은 채워주며 서투름, 결점까지도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면, 어둠의 터널을 지나 햇살 환한 세상이 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맨 처음의 생각을 기억하고 긍정적인 마음,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역경을 헤쳐 나가는 부부가 되시기 바랍니다.

부부생활에서 남편이 아내보다 우수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내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부부는 서로 모자라는 것을 채워주는 관계입니다. 사랑은 경쟁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상대를 인정하고, 좋은 감정으로 바라볼 때, 사랑의 징검다리가 이어집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합쳤을 때, 더 큰 힘이 생깁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사랑에 빠진 연인이라고 합니다. 신랑 이학수 군과 신부 김지혜 양은 이 세상 사람들이 본보기로 삼는 사랑의 모델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예술은 결혼이다"라고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 한 쌍의 원앙이 사랑의 스타트를 하였습니다. 앞으로 6, 70년 이상 살아갈 세상입니다. 지금부터 신랑 이학수 군과 신부 김지혜 양은 가정 안에서 효도하며, 부부 간에 진정 사랑의 꽃을 피우는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류시화 시인의 ‘외눈박이 물고기 사랑’ 시 한 편 낭송하면서 주례사를 마치겠습니다.

외눈박이 물고기 사랑 /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2017년 11월 25일

주례 김 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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