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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숨비소리, 수평선 흔들다

by 광적 2018. 6. 24.

       숨비소리, 수평선 흔들다

 

                                            김춘기

 

섣달에도 꽃이 핀다, 검푸른 물밭 위에

망사리 진 상군 할망 발걸음 잰 가파도

금채기 끝난 포구에 테왁 꽃이 만발이다

 

남편이고

자식이고

친구이던

평생 일터

 

여름에도

겨울인 삶

 

눈물은 가슴에 묻고

 

바다가

목숨이라며

바다처럼

웃던 당신

 

꽃샘바람 눈설레도 가던 발길 멈추고

섬 혼자 종일토록 먼지잼에 젖던 그날

이어도 썰물 길 따라 별이 되어 떠나셨죠

 

가족을 등에 지고 오늘도 낮아지는

물의 근육 일렁이는 파도의 늪 헤치는

어머니 숨비소리가 수평선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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