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월요일/서숙희
월요일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온다
뾰족한 스타카토
또각또각
짧은 긴장
나란히 외줄에 앉은
월·화·수·목·금·토·일
월요병을 멋지게도 표현했다. ‘외줄’ 시어가 일품이다. 외줄에 참새 일곱 마리가 나란히 앉듯 일주일을 새(?)로 표현한 기발한 악상이다. 월요일 아침 풍경을 순간 크록키한 세개의 작은 악절이다. 맞다. 월요일은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온다. 그래야 스타카토 같은 또각또각 짧은 간장감이 흐르는 것이다.
나란히 외줄에 앉은 일곱 마리 새들을 퇴근길에 쫓아보낼 것이다. 훌쩍 날아가는 빠른 세월을 이리도 재치있게 표현했을까. 알 수 없다. 느낌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시조이다. 중년보다 조금 젊은 듯 어느 세러리맨의 월요일 아침 싱싱한 출근길 같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은, 조금 빠른 초겨울 아침일 듯 싶다. 월요일의 출근 걸음이 이렇게도 빠르다.
석야 신웅순 서재
[출처] 서숙희의 '출근,월요일'|작성자 석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