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책
이 소 영
산나물을 다듬는 할머니 까만 손톱을
박스를 싣고 가는 할아버지 굽은 등을
몇 년간 병상에 뿌리 내린 남자의 쾡한 눈빛을
택배 아저씨 잔등에 땀으로 그린 지도를
출근길 신호등이 된 모범기사 수신호를
노숙자 식판에 국을 뜨는 자원봉사자 손길을
퀴어 축제에 나부끼는 무지개 깃발을
부지런히 올라간 교복치마와 마스카라를
읽는다, 자기 인생의 저자가 된 사람들
-《시조시학》 201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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