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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사람책/이소영

by 광적 2020. 12. 16.

사람책

 

이 소 영

 

 

 

 

산나물을 다듬는 할머니 까만 손톱을

박스를 싣고 가는 할아버지 굽은 등을

몇 년간 병상에 뿌리 내린 남자의 쾡한 눈빛을

택배 아저씨 잔등에 땀으로 그린 지도를

출근길 신호등이 된 모범기사 수신호를

노숙자 식판에 국을 뜨는 자원봉사자 손길을

퀴어 축제에 나부끼는 무지개 깃발을

부지런히 올라간 교복치마와 마스카라를

읽는다, 자기 인생의 저자가 된 사람들

 

 

-시조시학2019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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