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꽃/김춘기
불도저 쇳소리에
비명이 몰려갔다
먹성 좋은 중돼지들
젖이 불은 어미, 새끼
울음은
겹겹 매몰되었다, 뜬눈으로 눈감았다
텅 빈, 개량형 돈사(豚舍)
어둠이 차지했다
가장은 겨우내
이명만 달고 살았다
이른 봄
냉이꽃이 만발했다, 녀석들이 돌아왔다
냉이꽃/김춘기
불도저 쇳소리에
비명이 몰려갔다
먹성 좋은 중돼지들
젖이 불은 어미, 새끼
울음은
겹겹 매몰되었다, 뜬눈으로 눈감았다
텅 빈, 개량형 돈사(豚舍)
어둠이 차지했다
가장은 겨우내
이명만 달고 살았다
이른 봄
냉이꽃이 만발했다, 녀석들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