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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이팝나무 꽃/ 김정애

by 광적 2022. 4. 23.

이팝나무 꽃/ 김정애

 

 

개밥바라기 주린 별이

당오름에 걸린 그 날

밥풀떼기 계급 달고

지뢰밭 철원을 넘어

반평생 가는 귀 뜬 채

살다 가신

아버지

*이달의 심사평

단수시조 한 편에서 시어 하나 하나의

의미를 풀어내면 책으로 써도 족히

한 권 분량이 되는 아버지의 일생을

읽는다. 초장의 서정적 울림이 강렬한

이 작품에서 '이팝나무 꽃'과 장교를

상징하는 '밥풀떼기 계급'은 이미지가

동일하다. '지뢰'가 가득한 철원의

전장을 누빈 아버지는 전쟁터의

신음을 평생 안고 살았다.

'이팝나무 꽃'을 보며 아버지의 삶을

생각하는 화자의 눈시울이 촉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