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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

팔월의 연蓮을 새라고 불렀다/홍혜향

by 광적 2022. 8. 3.

팔월의 연蓮을 새라고 불렀다/홍혜향

 

  

 

 

  연꽃이 33도로 피어 팔월의 온도를 견디고 있다

 

  연꽃은 이마가 벗겨질 정도로 뜨거운 햇빛에서 보는 거래. 우리는 햇볕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을 서로 바라보며 이 온도를 견디지 못한다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모여 사는 이곳은 연못이 하늘이다

 

  뜨거운 온도를 견디느라 진화한 꽃

  연꽃은 조류의 태생인지도 모른다. 퇴화한 날개가 꽃잎으로 돋아난.

  초록은 새들의 둥지다. 이제 막 머리를 내미는 꽃이 보인다

  긴 목을 하늘로 빼고 있는 새는 큰 날개를 달고 있다

  몸통은 희고 부리 끝이 조금 붉은 새였다. 날개를 활짝 폈으나 날아오르지 못하는 새는 연못에 떠 있다

  긴 발톱을 뿌리에 박고 무수히 나는 날갯짓을 했을까

  떨어진 날개를 만져보니 상처가 많다

 

  한 무리 새들이 홰를 치는데 공중이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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