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두께/안도현
씨근덕씨근덕 그렇게 몇날을 울던
제 울음소리를 잘게 썰어 햇볕에다 마구 버무리던
매미가 울음을 뚝 그쳤습니다
때맞춰 배롱나무는 달고 있던 귀고리들을 모두 떼어냈습니다
울음도 꽃도 모두 처연한 무늬만 남았습니다
바람의 두께가 얇아 졌습니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선설(함민복) 묘사보다는 의미 부여가 더 좋은 시이다 (0) | 2023.02.27 |
---|---|
족쇄/서상만 (0) | 2023.02.23 |
상계1동 수락산 입구/김기택 (0) | 2023.02.23 |
명태/임영석 (0) | 2023.02.23 |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김기택 (0) | 2023.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