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함께하는 삶
김춘기
코로나의 유행 속에 북태평양에서 에너지를 싣고 온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가 깊습니다. 중국 쓰촨성의 지진 소식, 파키스탄의 물난리가 신문의 사회면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냉장고 그린란드에 반소매 옷을 입는 여름이 왔다고 합니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홍수로 수몰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보르네오의 밀림이 경제적 목적을 위해 대형 중장비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는 뉴스가 공포로 다가옵니다.
1989년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님은 말합니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등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치 있고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을 통한 아름다움, 낭만, 여유, 사랑 등이야말로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는 지향점일 것입니다. 시/소설/수필/동화 등의 문학작품을 읽어도 시간은 가고, 그것들을 읽지 않아도 여전히 세월은 강줄기처럼 흐릅니다. 하지만 좋은 시 한 편 읽지 않고 보내는 인생은 아무런 감동 없이 나무 한 그루 없는 세상을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태평양을 바라다보는 대한민국의 최남단 대정현(대정, 안덕, 한경)에서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대정현문학회로 활동을 시작한 지 7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많은 작가가 신춘문예, 여러 문학지를 통하여 등단하였고, 그분들이 경향 각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 중입니다. 올해에도 대정현문학회 회원들이 낸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우리 고장 출신 출향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모여 얼굴을 내밉니다.
부디 새로 출간하는 대정현문학이 지역사회의 가슴을 잔잔하게 울려주길 기원하며, 본 문학지의 발간에 힘을 실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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