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유용선
내 나이 여섯 살 적에
아버지와 함께 간 그 냄새나는 식당,
그 옆에 냄새나는 변소,
그 앞에 묶여 있던 양치기,
는 그렇게 묶인 채로 내 엉덩이를 물었다.
괜찮아, 괜찮아, 안 물어.
그 새끼 그 개만도 못한 주인새끼의
그 말만은 믿지 말았어야 했다.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는 말이 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나는 번번이 짖는 개에게 물렸다.
사랑을 부르짖는 개,
는 교회에서 나를 물어 뜯었다.
정의를 부르짖는 개,
는 내 등 뒤에서 나를 덮쳤다.
예술을 부르짖는 개,
는 백주대로에서 내 빵을 훔쳐 달아났다.
괜찮다, 괜찮다,
는 개소리는 지금도 내 엉덩이를 노린다.
괜찮아, 괜찮아, 물지 않을 거야.
저 새끼 저 개만도 못한 새끼의
싸늘한 속삭임을 나는 도시 믿을 수 없다.
*시집,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 책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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