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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종이컵 연애/서숙희

by 광적 2025. 1. 10.

종이컵 연애/서숙희


만남은 간편했다

신용카드를 긁듯이

 

너무 얇은 네 뼈와 너무 흰 네 살결이

카페의 알전구 아래서 잠시 안쓰러웠지만

 

따스함은 손바닥, 딱 거기까지였다

가슴까지 오기도 전에 벌써 식어버리는

우리는 이미 일회성을 신뢰하고 있었다

 

플라토닉은 진즉에 플라스틱이 되었다

언제라도 버리고 언제라도 시작하는,

 

세상이 가벼워졌다

사랑이 편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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