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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산문38

2022 대정현문학 인사말씀 문학과 함께하는 삶 김춘기 코로나의 유행 속에 북태평양에서 에너지를 싣고 온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가 깊습니다. 중국 쓰촨성의 지진 소식, 파키스탄의 물난리가 신문의 사회면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냉장고 그린란드에 반소매 옷을 입는 여름이 왔다고 합니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홍수로 수몰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보르네오의 밀림이 경제적 목적을 위해 대형 중장비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는 뉴스가 공포로 다가옵니다. 1989년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님은 말합니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등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치 있고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을 통한 아름다움, 낭만, 여유, 사랑 등이야말로.. 2023. 10. 14.
무지갯빛 인생 2막, 제주에서 열다 무지갯빛 인생 2막, 제주에서 열다 김춘기 마음의 주파수가 거의 일치하는 아내와 함께 하는 날들이 꿀맛 같다. 나는 10여 년 전까지 육지에서 의정부 ‘부부둥지봉사단’소속으로 활동하였다. 매월 1회 독거노인의 단칸방 도배와 연탄을 배달하고, 장애아와 함께하며 주말을 보냈다. 우리 부부 팀 이름은 –천생연분-. 마음에 맞는 다양한 연령층의 부부들끼리 계좌이체로 월 회비를 모으며, 봉사 날짜를 기다렸다. 은퇴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우리 부부는 꿈에도 그리던 곳, 제주로 이주했다. 어느덧 9년 차 제주도민이 되어 원주민들과 어울리면서 금쪽같은 하루하루의 구슬을 꿰고 있다. 원래 육지에서도 합창단 일원이었던 아내의 권유로 나도 이곳 제주에서 합창에 발을 디뎠다. 그 이름은‘미라클합창단’이다. 매주 토요일 밤.. 2023. 10. 2.
짜오 쩐티! 인생 후반기에 만난 예쁜 소녀/김영옥 짜오 쩐티! 인생 후반기에 만난 예쁜 소녀 김영옥 35년의 교직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온 지 8년 차! 그동안 합창, 오카리나/색소폰 연주, 수채화 동호회, 요가, 인문학 및 문학 강좌 수강, 곶자왈 산책, 오름 탐방, 경로당 사무장, 복지관 할머니 문해자 교육 봉사 등 수첩에 가득한 여러 가지 활동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 경로당 회원들이 모여 외식을 함께 하고 있을 때, 남편의 스마트폰에 카뚝 소리와 함께 카톡이 도착했다. 초등학교 출신 은퇴교사나 중등 국어과 교사 대상으로 다문화가정 한국어 교사를 모집한다고 한다. 관심 있는 교사는 연락하라는 것이다. 때마침 뭔가 더 의미 있는 다른 일들을 해보고 싶은 의욕에 사로잡혀 있던 터라서 제주 시니어클럽에 얼른 연락해 서류를 제.. 2023. 7. 30.
마스터카드의 가출 마스터카드의 가출 내 취미 중의 첫 번째를 꼽으라면 단연 여행이다. 그해에도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대학 동창생 친구들과 그리스와 터키를 패키지로 여행하고 있었다.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10km 떨어진 피레우스항구에서 페리호를 타고 9시간을 항해하여 키오스섬에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다시 배를 타고 50분쯤 지나 체스메항을 통하여 터키에 도착하였다. 버스를 타고 고대 로마 유적지 에페소,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목화의 성’을 뜻하는 온천 파묵칼레, 화산재로 만들어진 독특한 지형으로 동굴호텔이 있는 카파도키아를 거쳐 해발 800m에 있는 수도 앙카라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잠시 내려 터키군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묵념하고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 잠시 시간을 내어 호텔 밖으로 나와 아내.. 2021.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