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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314

2022 대정현문학 인사말씀 문학과 함께하는 삶 김춘기 코로나의 유행 속에 북태평양에서 에너지를 싣고 온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상처가 깊습니다. 중국 쓰촨성의 지진 소식, 파키스탄의 물난리가 신문의 사회면의 머리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냉장고 그린란드에 반소매 옷을 입는 여름이 왔다고 합니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홍수로 수몰되고 있습니다. 아마존, 보르네오의 밀림이 경제적 목적을 위해 대형 중장비에 의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는 뉴스가 공포로 다가옵니다. 1989년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존 키팅 선생님은 말합니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등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치 있고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하지만 문학, 음악, 미술 등 예술을 통한 아름다움, 낭만, 여유, 사랑 등이야말로.. 2023. 10. 14.
붓으로 말하다/김춘기 붓으로 말하다/김춘기   할아버지 말씀은 엄한 궁서체였고어머니는 학의 품새 하늘 나는 예서체아버지 저음 훈계는 고딕체로 날 깨웠다 아내가 반듯하게 해서체로 품어도아들, 딸내미는 흘림체 투정이었고내가 늘 뱉은 말들은 헤픈 초서체였다 2023. 10. 3.
무지갯빛 인생 2막, 제주에서 열다 무지갯빛 인생 2막, 제주에서 열다 김춘기 마음의 주파수가 거의 일치하는 아내와 함께 하는 날들이 꿀맛 같다. 나는 10여 년 전까지 육지에서 의정부 ‘부부둥지봉사단’소속으로 활동하였다. 매월 1회 독거노인의 단칸방 도배와 연탄을 배달하고, 장애아와 함께하며 주말을 보냈다. 우리 부부 팀 이름은 –천생연분-. 마음에 맞는 다양한 연령층의 부부들끼리 계좌이체로 월 회비를 모으며, 봉사 날짜를 기다렸다. 은퇴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우리 부부는 꿈에도 그리던 곳, 제주로 이주했다. 어느덧 9년 차 제주도민이 되어 원주민들과 어울리면서 금쪽같은 하루하루의 구슬을 꿰고 있다. 원래 육지에서도 합창단 일원이었던 아내의 권유로 나도 이곳 제주에서 합창에 발을 디뎠다. 그 이름은‘미라클합창단’이다. 매주 토요일 밤.. 2023. 10. 2.
아프다, 아프리카/김춘기 아프다, 아프리카/김춘기 하늘 덮는 사하라 먼지, 물새 떠난 빅토리아폭포 킬리만자로 모자 벗는다 동아프리카 갈라진다 청나일강 목이 탄다 대물림이다, 평생 가난 창궐한다, 에이즈 종교끼리 총격이다 이데올로기 피흘린다 독재가 독재 몰아낸다 굶주림이 주식이다 진흙에 마가린 넣은 과자가 간식이다 병원은 걸어서 백 리 밖에 있으면 다행이다 아프다, 아프리카가 지중해에 뜬 시신들 아픔은 작은 섬을 대륙으로 만든다. [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아프다, 아프리카 ​ 김춘기 하늘 덮는 사하라 먼지, 물새 떠난 빅토리아폭포 킬리만자로 흰 모자 벗는다 동아프리카 갈라진다 청나일강 목이 탄다 대물림이다, 평생 가난 창궐한다, 에이즈 종교끼리 피 흘린다 이데올로기로 내전이다 독재가 독재 몰아낸다 굶주림이 밥이다 진흙에 마가린 .. 2023.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