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714 고향의 천정(天井)/이성선 고향의 천정 / 이성선 밭둑에서 나는 바람과 놀고 할머니는 메밀밭에서 메밀을 꺾고 계셨습니다 늦여름의 하늘빛이 메밀꽃 위에 빛나고 메밀꽃 사이사이로 할머니는 가끔 나와 바람의 장난을 살피시었습니다 해마다 밭둑에서 자라고 아주 커서도 덜 자란 나는 늘 그러했습니다만 할머니는 저승으로 .. 2008. 5. 7. 개봉동의 비 개봉동의 비 / 오규원 천우사 약방 앞길 여자 배추장사 돈주머니로 찾아드는 비 땅콩장수 여자 젖가슴으로 찾아드는 비 사과장수 남자 가랑이로 찾아드는 비 그러나 슬라브 지붕 밑의 시간은 못 적시고 슬라브 지붕 페인트만 적시는 비 서울특별시 개봉동으로 편입되지 못한 경기도 시흥군 서면 광명.. 2008. 5. 7. 어떤 마을 어떤 마을 / 도종환 사람들이 착하게 사는지 별들이 많이 떴다 개울물 맑게 흐르는 곳에 마을을 이루고 물바가지에 떠담던 접동새소리 별 그림자 그 물로 쌀을 씻어 밥짓는 냄새 나면 굴뚝 가까이 내려오던 밥티처럼 따스한 별들이 뜬 마을을 지난다 사람들이 순하게 사는지 별들이 참 많이 떴다 2008. 5. 7. 접시꽃 당신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아직 많은 날을.. 2008. 5. 7. 이전 1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 17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