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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714

가장 쓸쓸한 일 가장 쓸쓸한 일 / 양정자 아아, 쉬임없이 흐름으로써 우리를 고문하는 잔인한 세월이여 너를 죽여 모든 생활을 얻은들 모든 생활을 죽여 너를 얻은들 또 무엇하리 2008. 5. 2.
분만실까지 분만실까지 / 최명란 내 생전 이보다 더 따뜻한 연애가 있었을까 뒤틀리는 아랫도리 분만실에 겨우 세우고 파르르 떠는 내 어깨를 그 의사의 하얀 팔이 감쌌다 집에 아무도 없어요 나는 열 달 내내 출산을 위해 챙겨 두었던 가방을 들고 혼자 분만실까지 왔다 눈만 흘겨도 애를 배는가 그 그믐밤 꼭 한 .. 2008. 5. 1.
당신의 눈물 당신의 눈물/김혜순(1955~) 당신이 나를 스쳐보던 그 시선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거기 나 영원히 있고 싶어 물끄러미 물 꾸러미 당신 것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것인 물 한 꾸러미 그 속에서 헤엄치고 싶어 잠들면 내 가슴을 헤적이던 물의 나라 그곳으로 잠겨서 가고 싶어 당신 시선의 줄에 매.. 2008. 4. 29.
부부의 눈 부부의 눈-숙영에게 / 정일근 제 눈으로 얼굴을 본 사람은 없다. 믿지 마라 거울에 비친 얼굴도 자신의 얼굴은 아니다. 왼쪽과 오른쪽이 바뀐 데칼꼬마니, 비슷하지만 틀린 얼굴, 사람이 그런 존재다. 스스로 제 얼굴을 볼 수 없는, 제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는. 그대는 내 얼굴의 왼쪽과 오른쪽을 정확.. 2008.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