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칸나/손순미 칸나 /손순미 찬물에 밥을 말아 먹었다 더운 바람이 불어오고 마당에 칸나가 피었다 소스라치게 피었다 체한 것이 아닐까 아닐까 했을 때 붉은 꽃의 성대에서 칸나가 피었다 터져 나오는 자궁의 홍등紅燈을 어쩌지 못한 나는 주근깨가 많은 소녀였다 달은 아예 뜨지도 않은 밤에 수돗가에서 몰래 팬티.. 2008. 4. 13. 지란지교를 꿈꾸며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 2008. 4. 10. 그 여자네 집/김용택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 2008. 4. 8. 대청봉(大靑峰) 수박밭 대청봉(大靑峰) 수박밭 / 고형렬 청봉이 어디인지. 눈이 펑펑 소청봉에 내리던 이 여름밤 나와 함께 가야 돼. 상상을 알고 있지 저 큰 산이 대청봉이지. 큼직큼직한 꿈 같은 수박 알지. 와선대 비선대 귀면암 뒷 길로 다시 양폭으로, 음산한 천불동 삭정이 뼈처럼 죽어 있던 골짜기 지나서 그렇게 가면 .. 2008. 4. 8. 이전 1 ··· 241 242 243 244 245 246 247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