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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어머니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낳으시고 / 정일근 오줌 마려워 잠 깼는데 아버지 어머니 열심히 사랑 나누고 계신다. 나는 큰 죄 지은 것처럼 가슴이 뛰고 쿵쾅쿵쾅 피가 뜨거워져 벽으로 돌아누워 쿨쿨 잠든 척한다. 태어나 나의 첫 거짓말은 깊이 잠든 것처럼 들숨날숨 고른 숨소리 유지하는 것, 하지만 오줌 마려워 빳빳.. 2008. 4. 27.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 2008. 4. 21.
찬밥 찬밥 / 안도현 가을이 되면 찬밥은 쓸쓸하다 찬밥을 먹는 사람도 쓸쓸하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는 찬밥이었다 사랑하는 이여 낙엽이 지는 날 그대의 밥상 위에 나는 김 나는 뜨끈한 국밥이 되고 싶다 2008. 4. 21.
월식 월식 / 최금진 1. 어머니 아버지는 나를 업고 신작로에 서 있었다. 커다란 달이 아버지 머리통을 삼키고 있었다. 짚가마니 썩은 냄새가 났다. 미루나무 아래 한 여자가 누워 있었다. 아버지 검은 뒤통수에 대고 나는 물었다. 저기, 죽은 여자는 언제 부활할까요. 아버지가 고개를 홱 돌리셨다. 아버지는 .. 2008.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