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분만실까지 분만실까지 / 최명란 내 생전 이보다 더 따뜻한 연애가 있었을까 뒤틀리는 아랫도리 분만실에 겨우 세우고 파르르 떠는 내 어깨를 그 의사의 하얀 팔이 감쌌다 집에 아무도 없어요 나는 열 달 내내 출산을 위해 챙겨 두었던 가방을 들고 혼자 분만실까지 왔다 눈만 흘겨도 애를 배는가 그 그믐밤 꼭 한 .. 2008. 5. 1. 시험 감독/김세환 시험 감독 / 김세환 한 치의 소홀함도 숨소리마저 말려드는 교단 위와 아래 팽팽한 접전이다. 부형님 날카로운 시선 어색한 창과 방패. 불신의 저울 위에 이미 중심을 잃고 초라한 모습으로 추락한 가련한 자여 종아리 맞는 아픔으로 아이들 앞에 선다. 2008. 4. 29. 남광주역 광장/박현덕 남광주역 광장 / 박현덕 - 새벽 5시 30분 도심의 어둠 속에서 잠 설친 늙은 작부 가슴을 뚫어 보는 서치라이트에 몸 튼다 역 주변 남루한 어머니들 바다와 들 끌고 왔다 아침 잠도 달아나고 초 하나에 불 댕겨 깡통난로 위 엉덩이 대고 세월에 웅크린다 반짝 장, 펼친 좌판 따라 자식이 떠오른다 성수동 .. 2008. 4. 29. 하늘로 간 숭례문/박구하 하늘로 간 숭례문 / 박구하 눈 들면 눈에 들던 어여머리 안 보이네 가다가 멈칫 선 스란치마 안 보이네 누구도 견주지 못한 슈퍼모델 안 보이네 미루고 미루다가 손 한번 못 댄 사랑 넘쳐나는 안락에도 한데 잠만 자더니 너 이제 전설이 되어 꿈길에나 뵈는가 오면 오느냐 가면 가느냐 맞아주고 보내주.. 2008. 4. 29. 이전 1 ··· 238 239 240 241 242 243 244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