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겨울 양수리에서/홍성란 겨울 양수리에서 / 홍성란 강바람 가는 대로 갈잎들 몰려간다 깃털 푸드득 세웠다간 고개 첨벙 담그고 사람도 까르르 까르륵, 물 속 구경하고 싶다 걱정 없는 물새야, 밀려오는 물살 좀 보아 누운 풀잎 강둑 지나 찻물 끊는 난롯가에서 물새야, 이리 와 함께 언 마음까지 녹이자. 2008. 4. 2. 봄이 오면 산에 들에/홍성란 봄이 오면 산에 들에 / 홍 성 란 단비 한번 왔는갑다 활딱 벗고 뛰쳐나온 저년들 봐, 저년들 봐. 민가에 살림 차린 개나리 왕벚꽃은 사람 닮아 왁자한데, 노루귀 섬노루귀 어미 곁에 새끼노루귀, 얼레지 흰얼레지 깽깽이풀에 복수초, 할미꽃 노랑할미꽃 가는귀 먹은 가는잎할미꽃, 우리 그이는 솔붓꽃 .. 2008. 4. 2. 만월/강현덕 만월 / 강현덕 만삭의 배를 내민 여자가 걸어오다 해송의 어깨쯤에 가만히 걸터앉는다 새 하얀 무명천 한 줄 그녀 몸을 감는다 바다는 일찌감치 물 밖으로 달려와 미역과 다시마와 조개를 건져내며 해산의 기미 엿 본다 마음 저리 출렁이며 나뭇잎 모두 일어나 불이란 불 다 밝혔다 저 안과 이 바깥은 .. 2008. 4. 2. 느티나무 그늘/강현덕 느티나무 그늘 / 강현덕 1. 둥글고 젓가락 많은 밥상 앞에 앉는다 바람에 잘 씻겨진 싱싱한 푸성귀들 아무리 먹고 먹어도 줄지 않는 이 성찬 나무와 더불어서 천 년을 사는 동안 나무보다 더 많은 나무를 키워냈다 손바닥 가득한 옹이 회백색의 시간들 2. 여섯 개 밥그릇은 채우면 비워졌다 잘 뻗는 나뭇.. 2008. 4. 2. 이전 1 ··· 245 246 247 248 249 250 251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