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공장지대 공장지대 / 최승호 무뇌아를 낳고 보니 산모는 몸 안에 공장지대가 들어선 느낌이다. 젖을 짜면 흘러내리는 허연 폐수와 아이 배꼽에 매달린 비닐끈들. 저 굴뚝과 나는 간통한 게 분명해! 자궁 속에 고무인형 키워온 듯 무뇌아를 낳고 산모는 머릿속에 뇌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정수리 털들을 하루종일 .. 2008. 3. 6. 교감交感2/장수현 교감交感2 / 장수현 불볕 더위에 불알이 축 늘어진 황소개울물 핥지 못한 채 두 눈 끔뻑이며 들여다보고 있다 황소의 깊은 눈망울 송알송알 맺힌 송사리들 2008. 3. 6. 땡볕/송정란 땡볕/송정란 불도마뱀 붉은 혓바닥, 이글이글 타오른다불도마뱀 징그런 무늬, 느릿느릿 기어간다뜨겁게 달구어진 그림자 뱃가죽 아래 질질 끌며 절정의 고통을 향해, 희열의 순간을 위해 정오, 염천에서 날카롭게 벼린 햇살쨍쨍한 작살을 날린다, 죽은 듯 멈춘 불도마뱀 2008. 3. 6. 섬진강 은유/홍준경 섬진강 은유/홍준경- 정님이네 집 두레박 우물이 있던 그 여자네 집에는봄이면 개살구꽃 흐드러지게 피었지유년의 설레는 가슴 아는지 모르는지 또아리 끈 입에 물고 물동이 이고 갈 때표주박 동동 떠서 동당동당 소리를 냈지뒤태가 너무 예뻐서 질끈 눈을 감았지 그때는 정말이지 아무 것도 몰랐어맥없이 밤새우며 책장 그냥 넘겼었지샘솟듯 솟아오른 건 우물만이 아니었어 2008. 3. 6. 이전 1 ··· 272 273 274 275 276 277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