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기차는 간다 기차는 간다 / 허수경 기차는 지나가고 밤꽃은 지고 밤꽃은 지고 꽃자리도 지네 오 오 나보다 더 그리운 것도 가지만 나는 남네 기차는 가네 내 몸 속에 들어온 너의 몸을 추억하거니 그리운 것들은 그리운 것들끼리 몸이 먼저 닮아 있었구나 <혼자 가는 먼 집-문학과 지성사에서> 2008. 3. 8. 유월의 살구나무 유월의 살구나무 / 김현식 피아노 소리는 마룻바닥을 뛰어다니고 창밖엔 비가 내린다. 기억나는 일이 뭐, 아무 것도 없는가? 유월의 살구나무 아래에서 단발머리의 애인을 기다리며 상상해 보던 피아노소리 가늘고도 긴 현의 울림이 바람을 찌르는 햇살 같았지 건반처럼 가지런히 파르르.. 2008. 3. 8. 정동진 정동진 / 정호승 밤을 다하여 우리가 태백을 넘어온 까닭은 무엇인가 밤을 다하여 우리가 새벽에 닿은 까닭은 무엇인가 수평선 너머로 우리가 타고 온 기차를 떠나보내고 우리는 각자 가슴을 맞대고 새벽 바다를 바라본다 해가 떠오른다 해는 바다 위로 막 떠오르는 순간에는 바라볼 수 있어도 성큼 .. 2008. 3. 7. 아버지의 금시계 아버지의 금시계 / 마경덕 아버지 모처럼 기분이 좋으시다. 노란 금시계를 내밀며, 이거 봐라. 오늘 집에 오다가 횡재했다. 십만 원짜리를 삼만 원에 샀다. 허어, 이 비싼 걸 그리 싸게 주다니. 검게 그을린 팔뚝에 금시계 눈부시다. 주름진 손에 금시계 반짝인다. 싸구려 도금시계. 얼마 못 가 맥기칠 벗.. 2008. 3. 7. 이전 1 ··· 270 271 272 273 274 275 276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