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063 風磬 / 김제현 風磬 / 김제현 뎅그렁 바람 따라풍경이 웁니다그것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일 뿐아무도 그 마음 속 깊은 적막을 알지 못합니다만등이 꺼진 산에 풍경이 웁니다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無上의 별빛아, 쇠도 혼자서 우는아픔이 있나 봅니다*짧은 감상외진 산사의 풍경 소리는 마음을 맑게 씻는다. 때로 '버려라, 죄다 버려 버려라'라는 말을 건네는 듯 하다. 바람 따라 풍경이 울 때 우리는 그 소리를 들을 뿐이다. 그 깊은 적막을 다 헤아리지는 못한다. 그래서 시의 화자는 만등마저 꺼진 산에 멀리 울리는 풍경 울음을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의 별빛'이라고 단언한다.아, 쇠도 혼자서 우는 아픔이 있나 봅니다뜻밖의 맺음이다. 그러나 혼자서 우는 아픔을 지닌 쇠의 이미지를 독자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시킴으로써 어떠한 .. 2008. 3. 5. 몸에게 /김제현 몸에게/김제현 안다안다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 다 안다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견디어 왔음을 미안하다, 어두운 빗길에 한 짐 산을 지우고쑥국새 울음까지 지운 일 미안하다사랑에 빠져 사상에 빠져무릎을 꿇게 한 일 미안하다 힘들어하는 네 모습 더는 볼 수가 없구나너는 본시 자유의 몸이었나니 어디로든 가거라가다가 더 갈 데가 없거든 하늘로 가거라 우리 시단에서 몸에 관한 시편들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조 문단에서는 드문 편입니다. 는 실존적 삶의 천착을 통해 인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리가 저리도록 기다리게 한 일, 지쳐 쓰러진 네게 쓴 알약만 먹인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합니다. 또한 '오로지 곧은 뼈 하나로 견디어 온' 몸에게 미안하.. 2008. 3. 5. 갈대/신경림 갈대 / 신 경 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 2008. 3. 5.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 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 2008. 3. 5. 이전 1 ··· 745 746 747 748 749 750 751 ··· 7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