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 / 이우걸
햇볕, 들다만 고요의 수렁이라도
늪에는 범할 수 없는 초록의 혼이 있다
우포는 수백만 평의
그 혼의 영토이다
새가 와서 노래를 낳고
풀씨가 꽃을 피우고
깨어져 혼자 떠돌던 종소리도 쉬다 가지만
생명의 여인숙 같은
이 곳엔
거절이 없다
편한 대로 닿아서
스스로의 생을 가꾸는
배려와 위안의 따뜻한 나라여
늪에는 범할 수 없는 초록의 혼이 있다
< 제6회 경남시조문학상 수상작(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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