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와 시 / 박기섭
포장집 낡은 석쇠를 발갛게 달구어 놓고
마른 비린내 속에 앙상히 발기는 잔뼈
일테면 시란 또 그런 것, 낱낱이 발기는 잔뼈
-가령 꽃이 피기 전 짧은 한때의 침묵을
-혹은 외롭고 춥고 고요한 불의 극점을
-무수한 압정에 박혀 출렁거리는 비애를
갓 딴 소주병을 정수리에 들이부어도
미망의 유리잔 속에 말갛게 고이는 주정(酒精)
일테면 시란 또 그런 것, 쓸쓸히 고이는 주정(酒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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