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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詩

전화/김춘기

by 광적 2012. 3. 23.

          하늘 전화 / 김춘기

 

 

전화선을 타고 오는 어머니의 음성처럼

가을비가 내린다

아침 창가에서 고향에 홀로 계신 아버지와

통화하고, 한낮

사무실에서 불알친구의 입원소식을 듣고

내복 잘 받았다는 막내 이모의

손전화를 받고는

순간,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그러나 신호 없는 벨소리

가슴 속에만 몇 줄 남겨진

재작년 겨울 함박눈 내리는 날

꽃상여를 타신 당신의 나지막한 목소리

 

오늘도

내게

하늘 전화로 춘기야! 잘 지내니?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소리 없는 그 목소리가 가슴에 빗금을 긋는다

 

하늘 전화(제주어)

 

전화선을 탕고 오는 어머니의 음성추룩 ㄱ.슬비가 ㄴ.린다 아칙 창가이서 고향에 혼차 계신 아버지광 통홯.고, ㅎ.ㄴ낮 사무실이서 불알친귀의 입원 기벨을 듣고 내복 잘 받앗덶.는 막냉이 이모의 손전화를 받고는 거쓴,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누루뜬다 경ㅎ.나 신혼는 안 가고 가심 소곱이만 ㅎ.ㄴ 줄로 냉겨진 ㅎ.ㅁ벅눈 ㄴ.리던 그 ㅈ.슬 소곰밧추룩 헤양ㅎ.ㄴ 질 우이서 꼿상여 타신 당신의 ㄴ.지막ㅎ.ㄴ 목소리... 오널도 나신디 하늘 전화로 -춘기야! 잘 지냄시냐? 행복ㅎ.게 살아사 ㅎ.ㄴ다- 소리 ㅇ.신 그 목소리가 가심에 빗금을 그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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