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전화 / 김춘기
전화선을 타고 오는 어머니의 음성처럼
가을비가 내린다
아침 창가에서 고향에 홀로 계신 아버지와
통화하고, 한낮
사무실에서 불알친구의 입원소식을 듣고
내복 잘 받았다는 막내 이모의
손전화를 받고는
순간,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그러나 신호 없는 벨소리
가슴 속에만 몇 줄 남겨진
재작년 겨울 함박눈 내리는 날
꽃상여를 타신 당신의 나지막한 목소리…
오늘도
내게
하늘 전화로 ‘춘기야! 잘 지내니?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소리 없는 그 목소리가 가슴에 빗금을 긋는다
하늘 전화(제주어)
전화선을 탕고 오는 어머니의 음성추룩 ㄱ.슬비가 ㄴ.린다 아칙 창가이서 고향에 혼차 계신 아버지광 통홯.고, ㅎ.ㄴ낮 사무실이서 불알친귀의 입원 기벨을 듣고 내복 잘 받앗덶.는 막냉이 이모의 손전화를 받고는 거쓴, 어머니의 전화번호를 누루뜬다 경ㅎ.나 신혼는 안 가고 가심 소곱이만 ㅎ.ㄴ 줄로 냉겨진 ㅎ.ㅁ벅눈 ㄴ.리던 그 ㅈ.슬 소곰밧추룩 헤양ㅎ.ㄴ 질 우이서 꼿상여 타신 당신의 ㄴ.지막ㅎ.ㄴ 목소리... 오널도 나신디 하늘 전화로 -춘기야! 잘 지냄시냐? 행복ㅎ.게 살아사 ㅎ.ㄴ다- 소리 ㅇ.신 그 목소리가 가심에 빗금을 그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