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김춘기
우리 엄마 말씀이다, 껍질은 영양덩어리
사과 배 복숭아도, 대봉감도 참외도
일요일 숙제하다가 그 소릴 또 듣는다.
껍질째 먹는 거 알지? 그래야 얼른 큰다.
아빠 보렴, 사과를 어떻게 드시는지.
엄마 난, 새콤달콤한 속살이 더 좋은데요.
할머니가 군침 도는 과일들을 사오셨다.
키위 망고 바나나, 구아바 파인애플
이것도 그 껍질까지 다 먹으면 좋은 걸까?
뿔쌈하던 염소들이 함께 새참 먹는다.
애플망고 껍데기를 서로 뺏고, 뺏기며
아마도 저 녀석들은 백년보다 더 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