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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동시조)엄마의 잔소리

by 광적 2018. 9. 9.

             엄마의 잔소리

 

                                            김춘기

 

우리 엄마 말씀이다, 껍질은 영양덩어리

사과 배 복숭아도, 대봉감도 참외도

일요일 숙제하다가 그 소릴 또 듣는다.

 

껍질째 먹는 거 알지? 그래야 얼른 큰다.

아빠 보렴, 사과를 어떻게 드시는지.

엄마 난, 새콤달콤한 속살이 더 좋은데요.

 

할머니가 군침 도는 과일들을 사오셨다.

키위 망고 바나나, 구아바 파인애플

이것도 그 껍질까지 다 먹으면 좋은 걸까?

 

뿔쌈하던 염소들이 함께 새참 먹는다.

애플망고 껍데기를 서로 뺏고, 뺏기며

아마도 저 녀석들은 백년보다 더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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