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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by 광적 2018. 9. 12.

           길

 

                              김춘기

 

구불구불 경사로

가을 부록 남겨 있다

봄을 품고 왔다가

빈 껍질로 되돌아간

대학로

느티나무길 찬바람만 불고 있다

 

시간에 실린 택배 기사

신호등이 불을 켠다

상가 한둘 잠든 해름

목청 높인 붉은 경적

정답도

오답도 없는 길, 숨 막히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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