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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

폐선/김춘기

by 광적 2021. 12. 19.

폐선/김춘기

 

 

 

삼십 년 된 트롤선이

모래톱에 노숙 중이다

나사 풀린 스크루와 소리 꺾인 엔진들

 

태평양 밤별 해역이

젊은 날 고래실이던

 

만선 갑판 춤추던 어깨

적도해류

갈매기 교향곡

웃음 만평, 여유 만평, 배포도 만평이던

숙부

 

한겨울 외항 방파제 위

낚싯대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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