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겨울 저수지/이광

by 광적 2022. 8. 3.

겨울 저수지/이광

 

 

 

본디 내 모습은 물 아래 묻어두고

누군가의 둑이 되어 살기로 작정했다

긴 가뭄 드러낸 바닥 주저앉기 전까지

 

가둬둔 게 아니었다 끌어안은 것이었다

가슴이 잠기도록 품속에 채운 나날

저 들녘 목말라 할 땐 아낌없이 젖 물렸다

 

줄 것도 거둘 것도 이제 더는 없다는 듯

수위가 남긴 자국 지워버릴 몸뚱어리

한 생을 마르도록 산 수 많은 둑이 있다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물/김제현  (0) 2022.10.19
새벽달/서일옥  (0) 2022.09.12
백스페이스/김강호  (0) 2022.07.24
굽 닳은 가을 / 김동관  (0) 2022.06.16
민들레15/김동관​  (0) 2022.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