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밭/時調205 에리다누스강자리 에리다누스강자리/김춘기 리겔*이 시원인 강, 하늘 논에 물 대는 강 겨울 밤 배경으로 바다보다 차고 푸르다 패톤*이 마차를 타고 내달리다 빠진 저 강 고래자리 허리 감고 윗몸 세워 산도 밀며 지평선 저 아래로 숨 가쁘게 굽이치네 오리온 광채를 안고 내 맘 실어 나른는 강 리겔*: 오리온자리의 오른쪽 아래쪽에 있는 푸른색 1등성 패톤**: 아폴로 신의 아들, 아폴로 신의 마차를 타고 가다가 에리다누스강에 빠져 죽음 2008. 2. 24. 光速으로 날아간 새 光速으로 날아간 새 / 김춘기 -휴대폰 문자메시지 눈빛, 그 말없음표 손끝으로 전송하며 금속성 사연들은 교신한다, 교신한다. 날개 단 문자 메시지 미리내 향해 난다. 소리 없는 소리무리 섬광으로 번뜩이며 당신 곁 숲 속으로 불립문자不立文字 송신하면 고주파 발신음들이 감전되듯 접속한다. 물빛 푸른 이랑 속에, 노을빛 사랑 물감 풀어 빗살무늬 촘촘하게 내 마음 찍어나간다. 투명한 그대 가슴께 광속으로 헤엄쳐간다. (제9회 금호시조상 당선작) 2008. 2. 24. 카시오페아자리 카시오페아자리/김춘기 사파이어 브로치에 다이아몬드 눈빛으로 너는 클레오파트라인가 당나라 양귀비인가 아니면 페르세우스와 이혼한 전처인가 타클라마칸 낙타와 오아시스에 발 담그고 수평선을 배경으로 아라비안나이트가 되어 밤마다 하늘에 오르는 허영심 가득한 성형모델인가 2008. 2. 24. 은빛마을 은빛마을 눈 뜨면 언제나 봄 마음은 늘 상록수다 과수원엔 배꽃이 만발 아파트엔 웃음꽃 활짝 철새도 집 나온 구름도 고개 돌려보는 마을 2007. 11. 20. 이전 1 ··· 48 49 50 51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