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밭/時調205 연평도 연평도/김춘기 너울마다 보름달 이고 뭇별 밤새 받아내던 황금 물이랑 협주곡 참조기 떼 불러모으던 만선의 호흡 소리가 수평선 끌고 오던 너럭바위와 덤덤히 외진 포구 지켜온 늙은 물개 쉬었다 가는 언덕배기 곰솔 아래 바람벽 숭숭 뚫린 폐가 봄볕과 함께 졸고 있는 섬 가끔은 선잠 깨어 해변 어깨 토닥이며 갈매기 날개깃에 편지 한 통 들려 보내고 섬마저 파도에 실어 뭍으로 가고 싶다 2008. 2. 28. 立夏 立夏 / 김춘기 갈겨니떼 치오르는 내 고향 강가에도 누님 얼굴 수국은 구름으로 피어나고 흰 쌀밥 이팝나무가 팝콘 종일 튀기겠지 윤기나는 참다래순 고개드는 계곡 아래 물소리도 멈춘 하오 산능선이 귀 열면 첫사랑 혜숙이 웃음 높새 타고 넘어올까나 2008. 2. 28. 금강소나무 금강소나무 / 김춘기 하늘 잠든 밤에도 홀로 깨어 있었지 눈보라 에이는 설벽 자리 굳게 지키면서 칼바람 몰아칠수록 너는 더욱 푸르구나 2008. 2. 28. 주왕산 별밭 주왕산 별밭 김춘기 하늘은 초저녁부터 붉은 양탄자 펼치고 호수는 밤새도록 대보름달을 궁글리고 그 달은 앙천대소*에 플라멩고춤 끝이 없고 산마루는 별밭에 닿으려 금강소나무 키우고 내 마음은 우듬지에 올라 별들 죄다 털어내고 산은 또 손에 손 벌려 별똥별을 받아내고 … *앙천대.. 2008. 2. 28. 이전 1 ··· 46 47 48 49 50 51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