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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732

술래잡기하는 봄 술래잡기하는 봄 / 김영옥 꿀물에 젖은 꽃잔디 아코디언처럼 겹겹이 접혀 있던 서른 번의 봄을 까맣게 잊고 살았는데요 우금고개를 넘어온 꽃바람이 나무둥치를 간지럼 태웁니다 남실바람에 살구색 후레아 치맛 자락이 나뭇잎처럼 날리는 강변 백사장 한 움큼 모래알 속에 오래 숨바꼭질 하던 봄. 꽃.. 2008. 3. 17.
신발論 신발論/ 마경덕 2002년 8월 10일 묵은 신발을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문득,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와 병원으로 은행과 시장으로 화장실로, 신발은 맘먹은 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어디 한번이라도 막막한 세상을 맨발로 건넌 적이 있었던가. .. 2008. 3. 15.
그 희고 둥근 세계 그 희고 둥근 세계 / 고재종 나 힐끗 보았네 냇가에서 목욕하는 여자들을 구름 낀 달밤이었지 구름 터진 사이로 언뜻, 달의 얼굴 내민 순간 물푸레나무 잎새가 얼른, 달의 얼굴 가리는 순간 나 힐끗 보았네 그 희고 둥근 여자들의 그 희고 풍성한 모든 목숨과 신출神出의 고향을 내 마음의 천둥 번개 쳐.. 2008. 3. 8.
한잎의 여자2 한잎의 여자2 / 오규원 나는 사랑했네 한 여자를 사랑했네 난장에서 삼천원 주고 바지를 사입는 여자, 남대문시장에서 자주 스웨터를 사는 여자,보세가게를 찾아가 블라우스를 이천 원에 사는 여자,단이 터진 블라우스를 들고 속았다고 웃는 여자,그 여자를 사랑했네,순대가 가끔 먹고 싶다는 여자,라.. 2008.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