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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詩737

자전거/이문자 2025. 2. 15.
싸락눈/김소운 싸락눈/김소운  하느님께서진지를 잡수시다가손이 시린지 덜덜덜덜자꾸만 밥알을 흘리십니다 2025. 2. 5.
냉장고/이재무 냉장고/이재무   한밤중 늙고 지친 여자가 울고 있다그녀의 울음은 베란다를 넘지 못한다나는 그녀처럼 헤픈 여자를 본 적이 없다누구라도 원하기만 하면 그녀의 내부를들여다볼 수 있다 그녀 몸속엔그렇고 그런 싸구려 내용물들이진설되어 있다 그녀의 몸엔 아주 익숙한내음이 배어 있다 그녀가 하루 24시간노동을 쉰 적은 없다 사시사철그렁그렁 가래를 끓는 여자언젠가 그녀가 울음을 그칠 날이 올 것이다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그녀들처럼 흔한 것도 없으니한밤중 늙고 지친 여자가 울고 있다아무도 그 울음에 주목하지 않는다살진 소파에 앉아 자정 너머의 TV를노려보던 한 사내가 일어나붉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그녀에게로 간다그녀 몸속에 두꺼운 손을 집어넣는다함부로 이곳저곳 더듬고 주물러 댄다 2025. 1. 11.
비 오는 날의 스페인/이신율리 비 오는 날의 스페인/이신율리  죽는 사람들 사이로 날마다 비가 내린다사과는 쓸모가 많은 형식이지 죽음에도 삶에도 수세미를 뜬다 사과를 뜬다코비늘에 걸리는 손거스러미가 환기하고 가는 날씨를핑계로 미나리 전이나 부칠까 미나리를 썰 때 쫑쫑 썰어대는 말이 뒤섞인들 미나리탕탕 오징어를 치며 바다가 보인대도 좋을 다행히 비 내리는 날이 많아 그 사이로 사람이 죽기도 한다올리브 병에서 들기름이 나오면 핑계 삼아 한판사과나무에서 다닥다닥 열린 복숭아를 다퉈도 되고소금 한 주먹 넣으며 등짝도 한 대 단양과 충주 사이에 스페인을 끼워 넣는다안 될 게 뭐 있어 비도 오는데스페인보다 멀리 우린 가끔 떨어져도 좋을 텐데 철든 애가 그린 그림 속에선 닭 날개가 셔터를 내리고 오토바이를탄 새가 매운 바닥에서 속옷과 영양제를 건.. 2025.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