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학장르1109 가을 가을 / 송찬호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가슴을 스치자, 깜짝 놀란 장끼가 건너편 숲으로 날아가 껑, 껑, 우는 서러운 가을이었다 딱! 콩꼬투리에서 튀어나간 콩알이 엉덩이를 때리자, 초경이 비친 계집애처럼 화들짝 놀란 노루가 찔끔 피 한방울 흘리며 맞은편 골짜기로 정신없이 달아나는 가.. 2008. 5. 6. 나무 나무 / 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날은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過客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 2008. 5. 5. "응" "응" /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文字)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2008. 5. 2. 가장 쓸쓸한 일 가장 쓸쓸한 일 / 양정자 아아, 쉬임없이 흐름으로써 우리를 고문하는 잔인한 세월이여 너를 죽여 모든 생활을 얻은들 모든 생활을 죽여 너를 얻은들 또 무엇하리 2008. 5. 2. 이전 1 ··· 237 238 239 240 241 242 243 ··· 27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