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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감꽃 아버지 / 배우준

by 광적 2008. 7. 6.
  감꽃 아버지 / 배우준

감나무 속으로 아버지가 들어갔다
그 해 봄 문득 들리는 발자국 자박소리
눈 씻고 디돌아보면 환한 감꽃이었다

아득히 그리운 길 한 바퀴 돌 때마다
출렁출렁 차 오르는 아버지 저 살 냄새
그 바다 오르내리며 만남을 꿈 꾸었다

눈 감아도 눈 속으로 파고드는 울 아버지
감나무 안다는 듯 말랑말랑 불어지고
나에게 속살을 살짝, 드러내 주었다

감나무 문 밖으로 홍시가 걸어나왔다
늦가을 간절한 듯 붉게붉에 익은 얼굴
달려가 바라다 보면 환한 눈빛 아버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