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

안골 그 살구나무집/ 최길하

by 광적 2018. 8. 13.

     안골 그  살구나무집/ 최길하

 

가난한 집 살구꽃은 왜 그리도 곱던지

안골에서도 젤 끝집 그 집 마당 살구꽃은

고와서 하도 고와서 무너질 듯 서러웠지.

 

말 못하는 지아비와 앞 못 보는 지어미가

귀 나누고 눈 나누어 더듬더듬 살아가던

연분홍 꽃구름 가린 반달만한 안골 그 집.

 

손 잡아줄 사람 없는 막막한 저녁이 와

사는 게 너무너무 사무치고 서럽거든

강 건너 안골 살구나무집 꽃그늘을 찾아오렴

 

첩첩 산도 모셔놓고 꽃그늘도 모셔놓고

술잔을 기울이며 낙화 아래 홀로앉아

후드득 지는 눈물을 꽃잎인 양 받아보렴

 

 

'좋아하는 문학장르 > 좋아하는 時調'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레/김동관  (0) 2020.09.02
종소리/ 이달균  (0) 2018.08.13
묵시록3/이정환  (0) 2018.08.13
몸에게/김제현  (0) 2018.08.12
출근, 월요일/서숙희  (0) 201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