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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밭/時調205

블루베리/김춘기 블루베리/김춘기   텃밭 돌담 곁에 사는 블루베리 나무눈물처럼 매달리는 깜장 빨강 열매들작년엔오목눈이에게 식량으로 공양했다 올해도 새콤달콤한 블루베리 구슬들엄지만한 배마다 통통히 채운다고박새들전선에 앉아 ‘고맙습니다’ 지저귄다 2023. 10. 15.
가을/김춘기 가을/김춘기   철없는 그 계절이 국경 넘어 또, 왔구나 큰형님은 한의원, 형수는 정형외과로 올가을소슬바람도 무릎마다 둥지 틀었다 2023. 10. 15.
붓으로 말하다/김춘기 붓으로 말하다/김춘기   할아버지 말씀은 엄한 궁서체였고어머니는 학의 품새 하늘 나는 예서체아버지 저음 훈계는 고딕체로 날 깨웠다 아내가 반듯하게 해서체로 품어도아들, 딸내미는 흘림체 투정이었고내가 늘 뱉은 말들은 헤픈 초서체였다 2023. 10. 3.
아프다, 아프리카/김춘기 아프다, 아프리카/김춘기 하늘 덮는 사하라 먼지, 물새 떠난 빅토리아폭포 킬리만자로 모자 벗는다 동아프리카 갈라진다 청나일강 목이 탄다 대물림이다, 평생 가난 창궐한다, 에이즈 종교끼리 총격이다 이데올로기 피흘린다 독재가 독재 몰아낸다 굶주림이 주식이다 진흙에 마가린 넣은 과자가 간식이다 병원은 걸어서 백 리 밖에 있으면 다행이다 아프다, 아프리카가 지중해에 뜬 시신들 아픔은 작은 섬을 대륙으로 만든다. [시민포커스=조한일 기자] 아프다, 아프리카 ​ 김춘기 하늘 덮는 사하라 먼지, 물새 떠난 빅토리아폭포 킬리만자로 흰 모자 벗는다 동아프리카 갈라진다 청나일강 목이 탄다 대물림이다, 평생 가난 창궐한다, 에이즈 종교끼리 피 흘린다 이데올로기로 내전이다 독재가 독재 몰아낸다 굶주림이 밥이다 진흙에 마가린 .. 2023.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