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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봄날은 간다 / 김남규 봄날은 간다 / 김남규 세차게 새벽바람 그들을 휘저을 때 차가운 빗방울이 몸 훑어 흘러내릴 때 숲 그늘, 그 언어의 떨림 들어본 적 있는가 울창한 그림자는 득음의 불립문자(不立文字) 비탈진 비바람 속 아침을 일으키는 생생한 연초록 울림 어둔 귀를 밝히고 때로는 촘촘한 빗소리에 숨어서 가끔은 저.. 2008. 7. 6.
숭어뜀을 눈에 담다 / 이기준 숭어뜀을 눈에 담다 / 이기준 한사리 넘실대는 간월암 쪽빛바다 은빛 비늘 번쩍이며 물찬 숭어, 뜀을 뛴다 툭, 투둑 푸른 건반 위 출렁이는 은물결 수평선에 활을 긋는 5중주가 현란하다 지친 마음 달래주는 슈베르트 음률이다 해조음 해풍을 타며 팽팽하게 부푼 돛 밀려왔다 밀려가는 끝이 없는 일상사.. 2008. 7. 6.
울고 있는 풍경/김일연 울고 있는 풍경 / 김일연 콘크리트 쇠붙이 벽돌 타일 유리에 바보야, 이 바보야, 눈보라는 때리고 바보야, 이 바보야……하며 눈시울이 젖는 골목. 콘크리트 쇠붙이 벽돌 타일 유리에 춥지…… 춥지 하며 눈송이는 덮이고 아프지, 아프지 하며 온몸이 우는 도회. 2008. 7. 6.
어떤 경영/서벌 어떤 경영/서벌 목수가 밀고 있는 속살이 환한 각목 어느 고전의 숲에 호젓이 서 있었나 드러난 생애의 무늬 물 젖는 듯 선명하네. 어째 나는 자꾸 깎고 썰며 다듬는가 톱밥 대팻밥이 쌓아 가는 적자 더미 결국은 곧은 뼈 하나 버려지듯 누웠네 2008.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