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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섬억새 겨울나기/홍성운 섬억새 겨울나기 / 홍성운 화산도의 겨울은 억새가 먼저 안다 비릿한 근성으로 아무데나 눈발치네 유배지 어진 달빛이 잎새마다 배어나는 대물림에 살아간다 그리움은 습성이다 먼 바다 바라보는 연북정* 그 수평선 분분한 떼울음 앞에 순백으로 직립한다 또 한 차례 하늬바람 연착된 하늬바람 과분한.. 2008. 4. 2.
나무야, 쥐똥나무야/홍성운 나무야, 쥐똥나무야 / 홍성운 변두리 나무들도 저간엔 서열이 있어 쥐똥나무는 한사코 중심에 서지 못한다 낙향한 술벗 현씨처럼 오일장에나 들앉는 것 밀감꽃향 마구 토하는 섬의 오월햇살 좁쌀만한 꽃들을 좌판에 풀고 보면 쥐똥꽃 쥐똥나무꽃 아이들이 깔깔댄다 몇 년째 세금고지서를 받은 적이 .. 2008. 4. 2.
가을 폐차장/홍성운 가을 폐차장 / 홍성운 1 세상이 답답할 땐 폐차장을 가 본다 부위별로 진열된 튼실한 정육점같이 쇳덩이 무덤을 따라 가을바람 경적 우는 그랜저 쏘나타 프라이드 티코까지 한 때의 애증으로 번지는 쇠울음아 아직도 철기시대가 이 땅에 견고하다 2 볼트는 볼트대로 너트는 너트대로 저들끼리 공명하.. 2008. 4. 2.
청사진 한 장/김연동 청사진 한 장 / 김연동 영웅을 숨겨버린 거친 역사의 벌 어느 사구 아래 풀이 죽은 아랍인처럼 금이 간 눈물 흘려도 한강은 말이 없고, 화면 속에 접어버린 스커드 불꽃같은 뒷덜미 환한 상흔을 망연히 바라볼 뿐, 너와 나 청사진 한 장 구겨지고 있을 뿐 2008.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