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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문학장르/좋아하는 時調343

안부(安否)/윤금초 안부(安否) / 윤금초 - 어느 싸움터인가, 내 아우여. 금낚시 드리우는 초승달 앞녘 강에 깎인 돌의 초연 냄새 피로 씻지 못한 자리, 어머님 품안을 떠난 죄구렁의 어린 양. 역한 바람 풀어헤쳐 철새 등에 띄운 안부 못다 푼 긴긴 설화 실꾸리로 감기는데 저 하늘 닫힌 문 밖에 벽을 노려 섰는가. 누다비아 .. 2008. 4. 1.
싸락눈, 탄식하다/신양란 싸락눈, 탄식하다 / 신양란 좋기로야 흐벅진 함박눈만한 게 또 있는가. 천지형황 우주홍황 아아라히 채우고 사뿐히 가지에 내리면 부얼부얼한 꽃송이라. 소나기눈 더욱 좋지, 만석꾼집 곳간 터져 잠시잠깐 눈결에도 한 자 가웃 너끈하니 푼푼한 마음씀씀이 풍년 인심 부럽잖아. 하필 나는 싸락눈, 싸라.. 2008. 4. 1.
봄비/나순옥 봄비 / 나순옥 1 은침 하나 하나 맥을 짚어 꽂는다 찬란한 태몽 앞에 밀려 나가는 냉증 대지는 몸을 뒤틀며 입덧이 한창이다 2 호기심이 발동한 개구쟁이 눈빛이다 손톱 밑 까매지도록 땅거죽 헤집어 새싹들 간지럼 태며 키득키득 웃고 있다. 2008. 4. 1.
돌곶이 마을에서의 꿈/송광룡 돌곶이 마을에서의 꿈 / 송광룡 - 석화리 1 돌꽃 피는 것 보러 돌곶이 마을 갔었다. 길은 굽이 돌면 또 한 굽이 숨어들고 산은 올라서면 또 첩첩 산이었다. 지칠대로 지쳐 돌아서려 했을 때 눈 앞에 나타난 가랑잎 같은 마을들, 무엇이 이 먼 곳까지 사람들을 불러냈나. 살며시 내려가 보니 무덤처럼 고요.. 2008. 4. 1.